국산 녹두값이 비싸기도 하지만
만드는 과정도 손이 꽤 많이 가는 음식이라
특별한 날이 아니면 해 먹기가 결코 쉽지 않은
이북식 녹두빈대떡.
결혼 전, 두분 모두 이북이 고향이신 친정부모님 덕에
명절이든, 제사 때든
아니면 집안에 특별한 행사기 있을 때면
절대 빠지지 않는 음식이 이 녹두빈대떡인데
빈대떡 부치는 담당이 바로 나였다.
부치는 양도 얼마나 많았던지
하루 종일 식용유도 아닌 돼지기름으로
부치다 보면 기름냄새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어서
녹두빈대떡엔 아예 손도 대지 않던 기억이 난다.
★재료: 깐녹두1kg, 흰쌀1/2컵, 돼지고기다짐육600g, 김장김치1포기(작은것),
고사리300g, 파, 다진마늘, 통깨, 참기름, 후추가루, 소금 각각적당량.
깐녹두는 흰쌀과 함께 물에 담가 3시간 이상 불린 다음
녹두껍질이 웬만큼 없어질때 까지 물로 깨끗이 씻어낸다.
흰쌀을 넣는 이유는 그냥 녹두만으로는
잘 안 부쳐지기 때문이고
가끔 밀가루를 넣는 분도 있는데
밀가루가 들어가면 나중에
빈대떡이 뻣뻣해져서 맛이 없다.
나는 항상 잠자기 전에 물에 담가 두었다가
다음 날 아침 일찍 씻어낸다.
깨끗이 씻어 낸 녹두를
블랜더에 넣고 녹두와 물의 비율을 1:1.25로 해서
입자기 너무 곱지 않을 정도로 갈아준다.
갈아 놓은 녹두가 삭지 않도록
반드시 용기는 유리나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한다.
김장김치는 잘게 썰어 국물을 꼭 짜 주고,
고사리도 잘게 썰어주고,
돼지고기다짐육과 파, 마늘, 후추, 통깨, 소금, 참기름을
적당히 넣고 손으로 골고루 잘 섞어 준다.
녹두 갈은 것에도 소금 1작은술과
준비해 둔 속고명을 넣고 잘 저어준다.
에열된 후라이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두르고
한 국자씩 떠서 올리고
모양을 동그란 모양으로 예쁘게 성형을 해 준다.
빈대떡의 크기는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길에서 파는 호떡 크기만 하게
그리고 두께도 너무 두껍지도 얇지도 않을 정도로
적당해야 제일 좋은 것 같다.
녹두빈대떡은 바로 부쳐서 뜨거울 때 먹어야 제맛이 난다.
냉동실에 뒀다가 나중에 먹을 때도
전자레인지가 아닌 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약한불에서 은근하게 바삭하니 데워 먹어야 맛있다.
이북식 녹두빈대떡의 레시피와 만드는 방법을
전수해 주시던 친정엄마는
이미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나 안 계시고
어느새 내가 친정엄마 나이가 되어
고인이 되신 친정부모님을 생각하며
녹두빈대떡을 부치고 있다.
오늘 따라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지도록
친정엄마가 그립다.
'레져,음식,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초보 캠핑 SOS] 텐트 · 타프 등 각종 장비 고정에 유용한 매듭법 (0) | 2013.04.09 |
---|---|
[스크랩] 서리 맞은 뽕잎 ~ 암에 탁월한 효과!! (0) | 2013.03.26 |
[스크랩] 해투 야간매점 김경호의 만두랑땡-센스만점의 남자요리^^ (0) | 2013.03.22 |
선박을 이용한 3박4일 청도 여행 (0) | 2013.03.19 |
[스크랩] 산행에 인기만점이였던 도시락 (0) | 2013.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