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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의 길을 묻다
일곱 명의 건축가에게 집짓기에 관한 이모저모를 꼼꼼히 따져 물었다. 집짓기의 전문가이자 실질적인 조언가인 그들이 보내온 답변을 들어보자. 이제 당신의 머릿속에도 집짓기의 뼈대가 세워지고 있을 테니.
● 사전 준비 부문
01 땅을 사는 것이 먼저일까? 건축가나 전문가를 만나는 것이 먼저일까?
- 조남호 땅을 사는 일은 집을 짓는 과정에서 중요한 첫 번째 관문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관심을 갖고 연구하다 보면 땅을 볼 줄 아는 혜안이 생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자신의 안목을 키워서 땅을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02 지을 땅의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
- 이재하 방향은 남향, 동남향이 좋고 수맥이 없고 물이 많지 않은 땅이 좋다. 산에 짓는 전원주택이면 배산임수도 고려해야 하지만 도심이나 택지개발지구에서는 드물다. 북향이라고 해서 꼭 집을 짓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북향이지만 전망이 좋을 수도 있고 집의 구조로 극복할 수도 있다. 모든 것을 만족하는 땅은 가격이 당연히 비쌀 수밖에 없다. 이는 예산에서 고려될 사항이기 때문에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더라도 계획을 잘 짜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땅을 사고 집을 지은 건축주들은 대부분 ‘바로 이 땅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땅도 임자가 있지 않겠는가.
03 도시에서 집을 지을 경우 주변 건물, 골목 등 고려해야 할 여건이 많다. 특히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가?
- 조남호 도시나 시골이나 공사가 시작되면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다. 도시는 규제가 많아 불편하다고 느껴지는데 주어진 더 많은 혜택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건축을 할 때는 지구단위 계획이나 건축법 등을 통한 상세한 규정이 있다. 건폐율과 용적율,
주차, 층수에 대한 규정도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있다. 그 지역만의 조례도 있어서 건축가들조차 매번 법에 대한 조사 연구를 하고 있다. 규정에 속하지 않지만 한 가지 사항을 더 추가한다면 도시는 시골과 달리 인구밀도가 높다. 따라서 조금씩 양보하는 공존의 논리가 집을 지을 때도 중요하다.
04 설계와 시공을 같이 하는 업체와 설계나 시공 중 한 가지만 하는 업체 중 어디를 택하는 것이 좋을까?
- 조남호 인테리어 회사들은 설계와 시공을 겸하는 경우가 많지만 건축은 대부분 건축가의 설계와 건설회사의 시공으로 분리된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설계와 시공을 겸하는 회사는 매뉴얼을 갖추고 있어서 비슷한 유형을 반복하기 때문에 가격 대비 품질 안전성을 갖춘 집을 지을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개성적인 집을 짓는 데는 한계가 있다. 어떤 것이 옳다기보다는 선택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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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건축비를 줄이기 위해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주택 용지를 분양 받을까 생각 중이다.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 이재하 택지개발지구는 계획지침에 따라 집 사이의 이격 거리가 있고 단지 내 도로들도 여유가 있는 편이어서 동네 분위기가 쾌적하다. 큰 집(지하 제외 60평 전후)과 마당이 너른 집을 지을 수 있지만 땅이 다소 좁다는 것은 약점이다. 집을 다소 작게(지하 제외 50평 전후) 지으면 즐길 만한 적정 크기의 마당이 나온다.
- 조남호 대지로 만들기 위한 절차가 생략되므로 공사비가 줄어드는 것은 분명하지만 택지개발지구의 땅을 사기 위한 추가 비용이 더 크다. 결과적으로 택지개발지구에 집을 짓는 것이 더 많은 비용이 든다. 그 대신 이점이 있는데 택지개발지구는 우리가 주거지로서 고려해야 할 모든 사항이 검토된 후 개발된 지역이다. 그러므로 적정한 입지와 편의시설을 포함한 상하수도, 전기 냉난방 등의 인프라가 제공된다.
06 4인 가족을 위한 100평 이하의 2층 주택을 짓고자 한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대략 어느 정도의 여유 기간을 얼마나 둬야 하는지 궁금하다.
-조남호 건축가마다 다르지만 나의 경우 설계에 3~ 5개월 정도 소요되고, 시공은 5개월 정도 소요된다. 시공 계약 준비 기간과 우기와 혹한기를 고려하면 1년 정도의 기간을 생각하면 될 듯하다. 기간 단축도 가능하지만 치밀한 계획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단축을 권하지는 않는다.
-이재하 건축가에게 의뢰하는 경우는 설계는 4~5개월 정도 걸리고 공사는 지하층이 있으면 7~8개월, 지하가 없으면 6~7개월 정도 소요된다.
07 목조 주택에 관심이 많은데 화재나 내구성이 걱정이다. 목조 주택은 정말로 안전한가?
- 조남호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공동주택과는 달리 단독주택의 내화규정은 그리 엄격하지 않다. 경골목 구조를 기준으로 할 때 30분 내화 성능이 고려되어 있다. 우리 주변에서 목조 주택에 화재가 나 집이 소실되어버리고, 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렸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가? 콘크리트로 되어 있는 국내 대부분의 집의 공식적인 수명은 20여 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유럽과 북미의 집들은 90년이나 된다. 내구성의 문제는 구조가 아니라 외벽 마감, 창호 등의 성능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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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박공지붕 형태의 주택을 생각하고 있는데 냉난방비가 너무 많이 나올까 걱정된다. 일자형 지붕과 큰 차이가 있나?
- 이재하 박공지붕을 다락으로 사용할 때는 늘어난 공간만큼 냉난방비가 증가하겠지만 박공지붕이라는 형태 자체는 냉난방과 무관하다. 오히려 박공 부분을 전부 지붕 공간으로 쓰면 지붕 단열은 더 좋아진다.
09 집짓기는 큰돈이 들어 조심스럽다. 믿을 수 있는 건축업체를 어떻게 선별해야 할까?
이재하 좋은 시공자는 경험과 실력이 있어 좋은 품질의 결과물을 생산하고 재정 상태가 안전하며, 책임감 있게 사후 관리를 진행해야 한다. 이미 집을 시공했던 집주인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믿을 수 있는 건축가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다. 특히 건축가의 설계는 난이도가 있어서 주변 사람에게 단순히 소개를 받아 시공자를 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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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계부문
01 남향집이 가장 좋다고 하는데 여건상 지을 수 없다면 그다음 차선책은?
- 조남호 개인적으로는 최근의 기후 변화를 고려할 때 동남향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여름날 남서향 빛의 혹독함도 큰 문제니까. 그리고 건축가들은 어려운 조건에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북향의 대지가 주어진다 해도 남향 빛을 끌어들이는 독특한 설계를 통해 개성 있는 집을 만들 수 있다.
02 시공비, 설계비, 시공감리비, 부가비 등 집 지을 때 드는 비용 중 각각 어느 정도의 돈을 들이는 것이 합리적인가?
- 김동희 시공비, 설계비, 시공감리비, 부가비 등을 통칭해서 말하면 집 한 채를 짓기 위한 전체 사업비로 생각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건축주는 사업비에 대해 융통성이 크지 않다. 반대로 규모는 조정이 가능하다. 특히 집짓기는 건축가와 시공자의 노력의 결과물이므로 공사비 및 설계비 등에 대해서 꼼꼼히 따져보고 시작해야 한다. 설계 및 공사에 대한 자문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진 후 그다음 단계로 합리적인 비용 배분이 필요할 것 같다.
- 노은주 건축주, 땅, 구조, 재료 등의 변수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절대적인 비율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대체로 시공 예산의 20% 내외의 예비 비용이 필요하고(추가 공사비, 제세공과금 등) 설계 및 감리비용은 건축가에 따라 다르다.
03 마감재, 내장재, 단열 등 어디에 가장 돈을 많이 들이는 것이 합리적인가? 순위를 매긴다면?
- 김동희 공사비에서 구조나 단열 등은 대체로 비슷한 수준의 비용이 든다. 대체로 가구나 조명, 바닥재나 화장실 등이 가장 눈에 띄고 집의 이미지를 좌우하기 때문에 비용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굳이 순위를 매긴다면 창호를 좋은 것을 사용하는 데 비중을 두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04 예산이 초과됐을 때 건축비를 절감할 수 있는 팁을 알려달라.
- 노은주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춘다는 욕심을 버리고 싱크대와 옷장 등의 가구나 조명은 나중에 교체할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 적절한 수준으로 구입한다. 조경도 직접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정리할 것을 추천한다. 한번에 모든 것을 다 완성하려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 김동희 창호는 전체 공사비에서 민감하게 작용하는 부분이고 가격도 천차만별이어서 창의 크기 및 개수를 조절하는 것보다 창호의 종류를 변경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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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아파트를 고를 때와 달리 집의 겉옷인 외관이 상당히 신경 쓰인다. 스타일을 잡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준다면?
- 노은주 유행하는 재료나 형태 보다는 본인의 평소 기호를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많은 정보가 범람하는 인터넷이나 잡지, 또 주변 사람들의 경험담 등에 지나치게 귀를 기울이면 정작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지 못하고 휘둘리게 된다.
- 김동희 건축주 스스로도 스타일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집짓기에만 신경 쓰다 보면 정작 놓치는 것이 많기 때문인데 집을 지으면서 결정할 수 있는 재미있는 요소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정해둔 스타일이 없다면 심플하게 하는 것이 좋다.
06 요즘 많이 보이는 노출 콘크리트 주택, 목조 주택, 빨간 벽돌 주택 중 비교적 가장 경제적인 구조는 무엇인가?
- 김동희 형태와 공간 구성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있지만 간단한 인테리어 효과까지 고려해 본다면 목조 주택이 가장 효율적이다. 왜냐하면 목조 주택은 골조가 곧 구조재면서 마감재도 되기 때문에 경제적이고, 구조 자체에서 인테리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완성까지 걸리는 기간도 짧다.
● 시공 부문
01 마당에 작게라도 수영장을 만들고 싶은데 특별한 규제가 있나?
- 노은주 별도의 규제가 있지는 않지만 지방세법에서 67㎡ 이상의 수영장이 있는 집은 고급주택으로 규정하므로 그 이하로 만드는 것이 좋다.
02 주차 공간은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가
- 노은주 한 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 면의 크기가 2.3×5m로 정해져 있으므로 주차 대수에 따라 그만큼 면적을 확보해야 한다.
03 벽난로를 만들고 싶은데 열효율이나 안전성에 대해 궁금하다.
- 김동희 벽난로 전문업체가 시공한다면 안전에 대한 걱정은 접어둬도 좋겠다. 벽난로 주변으로 내화벽을 설치한다면 더 안전하다. 벽난로는 단기 발열량이 우수하고 시각적인 효과도 크므로 적당한 여유가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시중에 다양한 종류의 벽난로가 출시되고 있어 디자인과 연료의 종류를 선택하면 된다.
04 지하 공간에 AV룸을 만들고 싶다. 습한 환경이 걱정인데 괜찮을까?
- 김동희 지하 공간은 내부에는 방습벽과 환기시설을 설치해 습기에 대처해야 한다. 벽과 흙이 닿는 부분에는 유공관(또는 배수판)을 설치해서 물길을 건물 외곽으로 유도해 수분의 접근을 최소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는 지하실의 규모와 건물이 접하는 토질에 따라 설치 여부가 결정된다.
05 태양광 패널을 붙이면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설치비가 더 많이 들지 않을까 걱정이다. 과연 효율적인가?
- 김동희 정부 지원 보조금은 매년 정기적으로 접수 신청이 가능하다. 반면 효율에 대한 장단은 뚜렷하게 말하기가 어렵다. 그 이유는 광화학물질로 구성된 태양광판 자체의 수명이 영구적이지 않고 시간의 경과에 따라 효율도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설치 후 패널 관리를 잘해야 하기 때문에 다각도로 검토해본 후 설치할 것을 권한다.
- 노은주 태양광은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이므로 전기세 감소 효과가 있지만 설치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집엔 적절하지 않다. 건축주의 필요에 따라 선택할 사항이다.
06 카페처럼 노출 콘크리트가 드러나는 천장과 벽 마감을 하고 싶은데 건강에 해롭진 않은가?
- 김순주 콘크리트 자체가 무해하진 않지만 마감 공사 시 사용하는 본딩에 신경 써야 한다. 특히 마룻바닥 공사는 대부분 압착 본딩을 하기 때문에 충분히 환기를 시켜야 한다. 콘크리트 노출면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발수제를 도포하여 콘크리트 부스러기를 잡아줘야 한다. 요즘 흔히 바닥에 에폭시 페인트를 사용하는데 바닥 난방을 하게 되면 유해 물질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 임재용 노출 콘크리트는 다양한 질감을 연출할 수 있고 구조체를 바로 마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등 많은 장점이 있어서 건축가들이 선호한다. 외부 마감으로는 많이 사용되지만 실내 마감재로 사용할 때에는 지혜로운 선택이 필요하다. 친환경 노출 콘크리트가 있기는 하지만 목재만큼 친환경적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침실처럼 작고 밀폐된 공간보다는 거실 등과 같은 공용 공간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07 단열재 종류는 건축 구조 공법에 따라 달라진다고 들었다. 목구조, 콘크리트 구조 등 여러 구조 공법 중 가장 단열이 좋은 건 무엇인가?
- 구만재 사실 단열 기능의 문제를 구조의 문제라고 볼 순 없다. 모든 구조에는 최적의 단열을 위한 적절한 소재와 시스템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건축 환경과 예산에 맞는 것을 적용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 과도한 단열과 그로 인한 밀폐성으로 숨 쉬지 못하는 집을 만들어 내는 것이 더 큰 문제점이다.
- 임재용 건축 구조 공법에 따라 단열 성능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 어떤 단열재를 어떤 두께로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 그 성능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주택의 경우 골조의 안팎으로 이중 단열을 할 것을 권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창문 주위에 기밀성을 유지하는 것. 열 손실이 대부분 창문을 통해서 일어나므로 단열 성능이 좋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08 환기를 위해 창문을 내고 싶은데 평수에 따른 최적의 방향과 개수는?
- 임재용 환기는 물론 햇빛을 받아들이는 채광 기능,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기능 등 창문의 기능은 다양하다. 창문은 이 3가지를 잘 고려해서 위치와 크기, 개수를 선택해야 한다. 환기의 경우 법적으로 제시된 최소 면적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그보다 훨씬 큰 창문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창문의 위치는 가능하면 맞바람이 칠 수 있도록 배치하는 것이 좋다.
09 채광을 위해 거실에 통창을 내려고 하는데 단열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
- 구만재 가령 남쪽으로 향하는 거실 통창의 경우 한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과도한 자연광과 외부열의 유입이 문제다. 사실 한옥과 같이 사는 사람들의 반복적인 학습과 경험에 의해 지어진 건축은
10 시공 기간 중에 건축주가 공사 현장에 자주 가서 체크하는 것이 좋을까?
- 김순주 매일 현장에 나갔던 건축주가 있었는데 시공 업체 쪽에서 불편해했다. 감시의 눈길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감리와 함께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주요 공정기에 가서 보면 좋을 것 같다. 방수나 단열 공사를 할 때는 더욱 꼼꼼히 살펴볼 필요는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직접 설계를 한 건축가에게 전적으로 감리를 맡기는 것이다.
11 공사를 하고 보니 변경하고 싶은 부분이 생겼다. 공사 중간에도 수정이 가능한가?
- 임재용 가장 바람직한 것은 설계를 꼼꼼히 해서 공사 중에 변경 없이 공사를 마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공사 중에 변경이 생긴다. 중요한 것은 시공이 되기 전에 미리 설계를 변경하는 것이다. 이미 시공된 후 변경하게 되면 철거 후 다시 시공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 기간이 연장되고 건축주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12 가구를 모두 제작하는 것과 구입하는 것 중 무엇이 더 경제적일까? 구입을 한다면 어느 단계에서 하는 것이 좋은가?
- 임재용 일반적으로 가구를 제작하는 것 보다는 구입하는 것이 저렴하다. 물론 주문 생산된 고가의 제품은 제외하고 말이다. 구입 시기는 마감 공사가 끝나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면서 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완공 후 몇 년에 걸쳐 가구를 하나씩 채워나가는 건축주도 있었다.
- 구만재 모든 가구를 제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공간을 만들어가는 데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두말할 것 없이 높다. 공간의 밀도를 높여주고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줄 가구를 건축가나 공간 디자이너에게 상담한다면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자신이 디자인한 공간에 적합한 가구를 찾는 것이 그들에겐 언제나 신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13 오래된 주택을 신축하는 것과 리모델링하는 것 중 고민이 된다. 판단 기준을 어디에 두는 것이 좋은가?
- 임재용 오래된 주택의 경우, 건축적인 특색이 있고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필요한 면적을 확보할 수 있다면 리모델링을 고려해볼 만하다. 더군다나 현행 법규가 강화돼서 신축 면적을 확보할 수 없을 때에는 리모델링을 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리모델링은 지혜롭게 접근하면 신축보다 저렴한 건축비로 완성 할 수 있다. 그러나 기본 구조가 부실한 경우에는 오히려 신축보다 건축비가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 김순주 골조가 안전하고 변경이 쉬우며 빨리 완공해야 한다면 리모델링을 적극 검토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30년 이상 노후화된 주택이라면 신축이 낫다.
14 마당 있는 집을 갖고 싶은데 부지런하지 않다면 어떻게 설계하는 것이 좋은가?
- 구만재 기본적으로 마당은 많은 손길을 필요로 한다. 관리를 잘할 자신이 없다면 최소한의 손질로 유지가 가능한 정원으로 계획해야 한다. 데크나 돌을 까는 면적을 늘려 잔디나 식물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거나 최소한의 식물을 심고 백토나 잔자갈을 깔아 비우는 것도 방법이다.
- 김순주 관리가 용이한 식물을 심어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잔디가 아니라 개량토가 있는 흙 마당도 권하고 싶다. 관리가 용이하고 잔디처럼 보이는 잔디블럭 같은 마감재도 있으니 부분적으로 사용해도 좋을 듯하다. 하지만 어느 경우에도 부지런해져야 한다. 주택은 가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15 집이 짓고 나서 사후에 발생하는 하자를 건축가에게 A/S를 부탁한다면 언제까지 가능한가?
- 구만재 건축가에게 단순히 집의 설계에 대한 전문 지식만을 요구했다면 모르지만 건축주와 건축가가 집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교류했다면 건축가는 평생 조언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물론 물리적 하자에 대한 비용을 건축가가 부담하지는 않는다.
- 김순주 건축가는 실질적인 A/S를 해주지는 못하지만 방법론을 제시할 수는 있다. 대부분 시공업체에서 A/S를 하며 일반적으로 그 기간은 1년이다. 하지만 창호는 5년, 방수는 3년 등 항목별로 A/S 기간을 달리 할 수도 있다. 시공업체와 계약할 때 검토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