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비즈니스 모델 부상 요트 산업, 관광에서 크루즈까지…수익성은 아직
비즈니스 포커스
국내총생산(GDP) 3만 달러 시대의 레포츠로 흔히 요트를 지목한다. 미국·유럽·호주 등에서는 요트가 상류층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레포츠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중반 상류층을 중심으로 보급돼 현재는 새로운 레저 문화로 정착되고 있다.
초기 요트 산업은 요트에 취미를 가진 애호가 중심으로 이뤄졌다. 국내 최대 요트클럽인 700요트클럽의 심영식 회장은 변호사 출신의 요트 마니아다. 2006년 서울 상암동 한강 난지지구에 문을 연 700요트클럽은 국내 최대 국제 요트클럽으로 성장했다.
700요트클럽은 회원제로 운영되며 해외 유명 요트의 국내 총판도 맡고 있다. 회원은 개인과 법인회원으로 나뉜다. 개인은 1년과 3년 회원으로 나뉘는데, 사용 선납금은 각각 480만 원, 1000만 원이다. 3년 기간의 법인회원에 가입하면 기명 1인, 무기명 1인에 한해 사용할 수 있다. 사용 선납금은 서비스에 따라 2000만 원, 4000만 원, 6000만 원 등 세 가지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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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시작된 요트 산업
700요트클럽에서 요트를 배운 이들 중 요트를 사업에 접목한 이들도 적지 않다. 김지강 테티스 대표도 그중 하나다. 700요트클럽을 통해 요트의 매력에 빠진 그는 3년 전 4억 원을 주고 쌍동선 한 대를 구입했다. 수입 요트도 중고나 모노홀(몸통이 하나인 요트)은 4000만 원이면 살 수 있었지만 새 요트를 건조한 것은 오랫동안 함께할 복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요트에는 정식으로 12명이 탈 수 있고 응접실과 냉장고, 마이크로 오븐까지 갖췄다.
2년 전 그는 요트와 함께 경북 울진 바닷가에 터를 잡았다. 그 사이 회원들을 대상으로 전국 규모의 세일링을 했다. 최근에도 두 달간 요트를 타고 전국을 일주했다. 울진항에서 회원 몇 명을 싣고 출항하고 다음 기착지에서 다른 회원들과 교대했다.
최대 정원이 12명이지만 선장인 자신을 포함해 7명 정도가 타는 게 적당하다. 가족 단위 회원들이 많아 1~2가족을 태우면 정원이 찬다. 요금은 1인당 하루에 20만 원이다. 회원은 50% 할인하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1인당 하루 12만~13만 원이 뱃삯이다.
그나마 날씨가 나쁠 때는 출항이 어렵다. 지난 항해도 두 달 동안 배 위에서 생활했지만 실제 운항 일수는 21일이 고작이었다. 두 달을 운항하고 번 돈은 250만 원 정도다. 수익률을 따지면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요트는 보통 3년에 50% 정도가 감가상각된다고 본다. 요트 가격과 감가상각비를 고려하면 1인당 30만~35만 원은 받아야 수지가 맞다. 하지만 그건 이상에 불과하다. 일반인들에게 하루 35만 원은 부담되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올해 해안 풍경이 좋은 여수에 배를 내리고 장거리 외에 단거리 상품을 내놓을 생각이다. 요트를 배우는 사람이 아니라면 2시간 정도의 항해가 가장 적합하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았기 때문이다. 수익도 단거리 항해가 더 좋다.
여수 부근 호텔과 조인해 1박 2일 패키지 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가격은 1인당 1시간에 5만 원 정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 먼 항해가 없을 때는 이런 상품을 통해 운영비를 보전할 생각이다.
“요트 마니아들이 늘면 선상에서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리브어보드 트립(live-aboard trip)도 할 생각이다. 최종적으로는 회원들과 한국을 출발해 일본의 주요 항을 크루즈 여행하는 게 목적이다.”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시작된 요트 산업이 대중화된 시기는 최근 2~3년 사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요트는 마니아 층과 일부 호텔과 골프리조트의 회원들이 주요 타깃이었다. 그러다 펜션 등 대중적인 숙박 시설에서 선상 관광, 낚시 등 체험형 요트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요트 대중화는 제주도와 남해안 등의 대표적인 휴양지를 중심으로 일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제주도의 퍼시픽랜드다. 퍼시픽랜드 요트클럽 샹그릴라는 4대의 요트를 갖추고 선상 바다낚시, 선상 디너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진행한다. 가격은 퍼블릭이 1인당 30분 4만 원, 1시간 6만 원이다. 개인적으로 빌릴 때는 시간과 인원에 따라 30만 원에서 70만 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퍼시픽랜드처럼 해양 리조트에서 요트를 도입한 곳도 있지만 최근에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펜션에서 요트를 활용하는 곳도 늘고 있다. 경남 통영의 아이요트펜션은 펜션 사업 초기부터 요트를 도입한 곳으로, 요트 보유 대수만 10대다.
다른 펜션과 다른 점이라면 펜션 대표가 직접 요트를 만든다는 점이다. 신현철 아이요트펜션 대표는 부산 등의 조선소에서 요트 만드는 법을 익힌 후 아이요트펜션을 오픈했다. 현재도 펜션 운영과 요트 건조를 병행하는데 18피트 미만, 1~2인승은 한 달에 2~3척을 만든다. 가격은 2000만 원 수준. 2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42피트 크루즈급은 한 척을 만드는 데 6~8개월이 소요되는데, 가격은 6억 원대다.
신 대표가 직접 요트를 만들기 때문에 펜션 이용객에 한해 요트 체험은 무료다. 요트를 타고 나가서 1시간 정도 해안 관광을 즐기고 바다낚시를 하기도 한다. 요트에서 숙박도 가능하다. 하루 숙박비용은 비수기와 성수기 등에 따라 20만~30만 원이다.
요트를 활용하는 펜션은 제주도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동해에는 울진, 서해에는 변산반도 이남에 분포돼 있다. 주로 따뜻한 곳에 있는 펜션에서 요트를 활용하는 데는 항해 일수와 관련이 있다.
요트는 해양 레포츠이기 때문에 바다 상황과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바람이 드세거나 파도가 거칠면 항해에 한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제주도와 남해안 인근은 연중 260~280일 정도 항해가 가능하다. 반면 내륙은 3~11월만 운항이 가능하다. 항해 일수가 줄수록 수익률은 자연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요트 산업이 제주도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활성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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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등 인프라 갖추면 큰 시장으로 성장
국내 요트 관련 업체는 퍼시픽랜드처럼 30분, 1시간 등 단기 대여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가격은 보통 요트의 크기에 따라 정해지는데, 일반적으로 1인당 1시간에 5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다.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주로 주말에만 항해하기 때문에 인건비를 제외하면 남는 게 별로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내에서 관광용으로 쓰이는 요트는 주로 쌍동선(catamaran ship)이다. 같은 형의 2개의 선체를 일정한 간격을 두고 갑판 위에서 결합한 쌍동선은 우선 많은 인원을 태울 수 있어 수익 면에서 유리하다. 일반적인 쌍동선은 정원이 20~30명이다.
요트의 종류는 대부분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세일링 요트다. 요트는 크게 바람을 이용하는 세일링 요트와 바람과 동력(엔진)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파워 요트로 나눈다. 일반적인 크기의 세일링 요트는 수입인지, 국내에서 제작한 것인지에 따라 가격이 2000만 원에서 1억 원 중반까지 다양하다.
파워 요트는 42피트를 기준으로 국산이 6억 원대, 수입 요트는 10억 원을 호가한다. 세일링 요트와 달리 한 번 움직일 때마다 유가도 적지 않게 든다. 이 때문에 작은 규모로 비즈니스를 할 때에는 세일링 요트가 파워 요트에 비해 훨씬 유리하다. 많은 곳에서 세일링 요트를 이용하는 이유다.
해외 요트 수입 업체 유로마린의 유병진 대표는 “해외에서는 통상 2년 6개월~3년 6개월이면 요트 가격을 뽑을 정도로 요트 관련 사업의 수익률이 좋다”며 “한국은 아직 도입 단계라 수익률에 한계가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민소득이 증가하고 요트를 즐기는 이들이 늘면 자연히 사업성이 개선될 수밖에 없다. 유 대표는 “마리나 시설 등 인프라가 갖춰지면 소규모 업체와 함께 파워 요트를 보유한 큰 규모의 업체들이 등장할 것”이라며 “한국도 지금 추세라면 머지않아 요트 산업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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