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화폐개혁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
7. 지하철 안의 사진 한장
8. 금 투자에 대해서
10. 미국 시퀘스터 문제의 본질
11. 미국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데...
12. 김춘수의 꽃과 유럽의 경제위기 –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13. 중국의 상황
15. 화폐개혁에 대해서
16. 화폐개혁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
17. 달러/원 환율에 대해서
(이 글은 15번 화폐개혁에 대한 글로부터 이어지는 글이니, 지난 글을 읽지 않으신 분은 지난 번 글부터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화폐개혁이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우선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법률적인 준비까지 이미 끝낸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한국은행법의 관련 조항입니다. 인터넷 포털에서 ‘한국은행법’을 검색해보면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한국은행법 제47조의 2 ‘화폐단위’에 관한 조항이 언제 만들어졌는지를 보면 바로 작년입니다(2012년 3월 21일)
그 내용을 보면 ‘원’이 ‘100전으로 분할된다'는 규정을 새로 만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100:1 이상의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하기 위한 조항입니다.
제47조에 따르면 화폐의 발행권을 한국은행이 갖고 있으니, 이로써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하기 위한 법률적인 준비가 다 갖춰진 셈입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화폐개혁은 이번 정부 들어 갑자기 추진되는 정책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과거
2000년대 중반
즉 우리나라 역대 정부 모두 화폐개혁이 매우 필요하다는 사실에는 공감했으나, 실현을 보지 못했을 뿐입니다.
이처럼 화폐개혁은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정책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고, 그에 따라 상당한 준비가 이미 진행되어 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결국 그 ‘시기’가 언제냐일 뿐인 문제인데, 저는 이번 정부 임기 내에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처럼 그 시기 문제에 있어서 이번 정부에서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는,
바로 지금이 화폐개혁을 실시하기에 가장 ‘호기’이고 이번 정부의 정책 의도와도 매우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화폐개혁에 대한 저의 지난 글에 댓글을 달아주신 내용 중에는 다음에서 보는 것처럼, 화폐개혁이라는 것이 비용이 많이 들고 실시하기도 어려워서 그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는 견해가 있었습니다.
언론보도 내용을 보더라도,
지금과 같은 경기불황 시기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화폐개혁이 왠말이냐, 는 논조의 기사가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지금이 화폐개혁을 실시하기에는 더할 나위없이 조건이 좋은 상태입니다.
과거
무엇보다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해서 ‘당시에 이미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있던’ 부동산 투기가 더욱 조장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화폐개혁을 실시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이것입니다.
국민들의 무의식 속에 너무 깊이 뿌리박혀 있는 ‘부동산 투기 심리’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수년째 부동산 가격이 하락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화폐개혁을 실시한다고 해도 부동산 투기심리가 일어날 위험이 없습니다.
화폐개혁을 실시할 경우 다음으로 문제되는 것은 경제불안 심리가 조장되면서 자금의 해외도피가 일어나는 것인데,
과거
하지만 지금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큰 우려를 안해도 된다고 봅니다.
왜냐 하면 해외로 도피할 우리나라 자금들은 이미 다 도피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위 언론기사의 링크를 게시하려 했더니 '금칙어'가 있다는 이유로 링크 게시가 안되고 있습니다. 이해할 수 없군요... 어쩔 수 없이 화면을 캡쳐해서 이미지로 올린 것입니다)
위 기사에서 보듯이 해외로 도피한 자금 규모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중국, 러시아에 뒤이어 무려 ‘세계 3위’입니다.
중국이나 러시아는 국가 규모가 크기라도 한데, 그 다음 3위가 바로 우리나라라니 대단하지 않나요?
이처럼 우리나라 자금 중에서 해외로 도피할 자금들은 이미 다 빠져나간 상태입니다.
마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빠져나갈 자금이 많이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언론보도는 우습기만 합니다.
우리나라는 1998년 이후 외환시장의 규제를 대부분 없앴습니다.
그에 따라 당연히 많은 혼란들이 뒤를 이었고(자금의 급격한 유출과 유입, 환율의 불안한 급등락 등),
이제는 외환시장 자유화에 따른 혼란을 견디어내면서 우리나라의 ‘금융 체질’ 내지 ‘금융 맷집’도 어느 정도 강화되었습니다.
이번에 화폐개혁을 실시한다고 해도 그에 따른 자금의 해외 도피는 많지 않을 것이고, 큰 문제가 안될 것이라고 봅니다.
다음으로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반론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화폐개혁을 실시하려면,
은행의 모든 ATM(현금자동지급기)등 각종 장비를 모두 교체해야 하고,
음료수 자동판매기, 영화관의 티켓발매기, 지하철이나 철도 티켓 발매기 등 현금을 인식하는 기기는 모두 교체해야 합니다.
더불어 현행 원단위를 인식하는 각종 회계장부 관련 전산시스템(정부, 기업, 학교 등등)과 상품가격을 원단위로 표시하고 있는 각종 전산시스템(대형 마트에서부터 슈퍼마켓, 편의점, 식당 등등에 이르기까지 모두)을 모두 교체하든지, 새로이 업데이트를 실시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수조원대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때의 비용은 그냥 허공에 날리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비용’입니다.
모든 ‘투자비’가 그러하듯이 당장은 비용이지만 두고두고 장기간 생산성 향상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화폐개혁을 실시할 때 소요되는 ‘투자비용’ 역시 장기간 두고두고 효과를 발휘하게 됩니다.(그 효과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잠시 뒤에 서술하겠습니다)
아울러 지금은 경기침체기인 만큼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합니다.
지금 화폐개혁을 실시하면 위에서 예시한 대로 수조원에 이르는 ‘투자수요’가 유발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투자비용은 대부분 막대한 이익유보금을 쌓아두고 있는 금융회사와 대기업들로부터 나오게 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히 괜찮은 경기부양책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제가 예시한 수조원대의 투자비용이 모두 ‘IT 관련’ 비용이라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정부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고, 창의적인 벤처기업 육성에 집중함으로써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강화시켜가겠다는 장기전략을 채택했습니다.
그에 따라 대통령이 첫번째 방문했던 기업 역시 IT 벤처기업이었습니다.
이처럼 이번 정부에서는 지속적으로 IT기업(요새는 ICT라는 말을 더 많이 쓰고 있습니다만) 지원정책이 추진될 것입니다.
그런데 화폐개혁을 실시하게 되면 결국 IT기업들을 위한 수조원대의 ‘직접적인 매출’이 생겨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지난 2000년 이전에 ‘밀레니엄 버그’에 대비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IT 부문에 대한 투자가 유발되었던 것과 유사한 상황을 조성하는 셈이 됩니다.
당시의 ‘밀레니엄 버그’ 소동 역시, 당시에 한창 태동하고 있던 IT 기업부문의 혁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성되었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데, 당시는 정말 헤프닝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에 비하면 이번 화폐개혁 실시는 실제로 장기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나은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번 정부에서 추진하는 전략 방향과 화폐개혁이 낳는 효과가 부합하기 때문에 이번 정부에서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화폐개혁에 대한 글이 생각보다 길어지는 군요. 화폐개혁의 효과가 무엇인지, 화폐개혁을 실시했을 때 나타날 현상 예측과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글로 돌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