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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월 만에 뚝딱, 국내 최초 조립형빌라 가보니

천국의하루 2013. 1. 14. 13:51

1개월 만에 뚝딱, 국내 최초 조립형빌라 가보니


서울 청담동의 조립형 도시형생활주택 뮤토/포스코A&C제공

“모듈러 공법은 유럽·일본 등 건축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적인 건축방식입니다. 일반 시공법으로 지으면 착공부터 4~6개월 걸려야 입주가 가능하지만, 이 공법을 이용하면 1개월이면 착공부터 입주까지 가능합니다. 이미 만들어진 골조를 끼워 맞추기만 하면 되니까요.” (국토해양부 관계자)

2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언북초등학교 후문 인근 도시형생활주택 ‘뮤토(MUTO)’ 앞. 국내 최초 모듈러 방식으로 건설된 이 주택은 지난 5월 말 착공했지만, 총 18가구 중 2가구는 이미 입주해 있었고 주말을 이용해 입주하려는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 주택은 포스코A&C가 연면적 513㎡, 지상 4층 총 18가구(각 전용면적 36㎡) 규모로 지은 조립형 도시형생활주택이다. 토지는 5년 임대 방식으로 계약했다. 모듈러 공법으로 지어진 단독주택은 있었지만, 공동주택은 이번이 처음이다.

◆ 모듈러 공동주택, “공기단축하고 통채로 옮길 수도 있어”

모듈러(modular) 공법은 1가구 규모의 주택을 공장에서 제작해 실제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는 건축방식이다. 공장에 주택제작 주문이 들어가면, 주택이 건설되는 부지에서는 터파기·기초공사가 바로 진행돼 일반 시공법의 절반 정도의 시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금융비용이나 인건비 절감이 가능하다.

또 1가구를 이루는 박스 형태의 모듈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건설되기 때문에 반대로 각 모듈을 떼어내 이동시킬 수도 있다. 수명이 100년 이상인 고강도 강재를 사용해 모듈을 제작하기 때문에 토지 용도를 변경하더라도 주택은 다른 곳에 옮겨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주택 해체 후 철재 모듈의 재사용·재활용율은 90%다.

남기석 포스코A&C 국내모듈러사업실장은 “건물을 분리·이동하기 쉽기 때문에 굳이 토지를 큰돈을 들여 사지 않더라도 토지임대 후 수익형부동산으로 건축하기 쉽다”며 “초기 사업비를 줄일 수 있고, 재사용·재활용률이 높아 친환경적”이라고 말했다.

건축비도 일률적이면서도 저렴한 편이다. 주택 모듈을 공장 시스템을 통해 표준·규격화해 제작하기 때문이다. 포스코A&C 관계자는 “이 주택의 건축비는 3.3㎡당 450만원으로 수도권에서 분양하는 도시형생활주택의 건축비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정도지만, 내년쯤이면 300만원 중반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또 현재 모듈러 공법을 이용하면 5~6층 수준의 주택을 지을 수 있지만, 공법 개선을 통해 층수를 더 높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국토부, “원룸형 임대 아파트도 모듈러 공법 적용”

정부도 조립형 주택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16일 준공식을 가진 이 주택에 박선호 국토해양부 공공주택건설추진단장을 비롯한 국토부 인사들은 1박 2일간 숙박 체험행사를 참여했으며, 이를 통한 주택 공급도 계획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립형 주택은 비용·시간적 측면에서 우수한데다 주택 품질도 일반 시공법으로 지어진 주택에 뒤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공급할 순 없지만, 올해 안으로 시범사업 후보지를 정하고 5층 규모의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 등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포스코A&C는 충남 천안시 동남구 소재의 산업단지에 연면적 5971㎡ 규모의 모듈러 생산 공장을 가동 중이다. 연간 생산할 수 있는 모듈은 약 3600여개 정도로 하루 10개꼴이다.

포스코A&C 관계자는 “최근 1~2인 가구에 적합한 주택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주문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평창 동계 올림픽 등 일시적 주택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고, 주택뿐 아니라 사무시설·군시설 등에도 적용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허성준 기자 hu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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